주말동안 작은 힐링, 『1cm 다이빙』 태수, 문정
이번주말의 목표는 온전한 휴식이었다.
책장속에 읽지 못한 책들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작년에 선물받고 읽지 못했던 두껍지 않은 책으로 선택했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번 주말만큼은 온전한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cm 다이빙, 어떤내용의 책일까, 제목으로는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 책은 작가들의 담담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주제는 무겁지 않은 내용들로 이루어져 마음만 먹으면 한번의 호흡으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읽는 것이 아닌 소통과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이 목표였지 않을까 한다.
나는 그렇지 못하였지만, 작가는 독자들에게 계속 질문을 한다.
예를 들면, "30초 안에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면" 이런식으로 독자들에게 소통을 요구한다.
필자는 이러한 물음들에 잠깐씩 생각에 잠기며 읽었지만, 자신의 에세이도 이 책속에 녹여 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서,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가 태수,문정, 그리고 "내"가 되어서 말이다.
이러한 에세이들은 마음을 편하게 할때도 있고, 유년시절을 상기시키며 가슴 시큰하게 만들며 내 감수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생각나는 에피소드 중 "나에게만 없는 하루"였다. 작가가 서른살이 넘어 가족들과 집에서 생일파티가 열리며 뭉클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필자도 많은 생각에 잠겼었다.
그 이유는 초등학교 어린시절, 필자의 생일날 이었던 그 하루가 나에게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하루였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그날의 가슴이 시린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서평을 쓰는 필자도 작가의 어린시절과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반에서는 생일파티를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잘사는 친구들은 자기들의 집에 초대하여 맛있는 음식을 먹고,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는 모르지만 하루종일 신나게 뛰어놀았고, 꼭 잘사는 친구들이 아니더라도 패스트푸드점에서 어머니가 햄버거하나와 감자튀김, 아이스크림을 시켜주고
그것을 맛있게 먹고, 놀이터에서 뛰어놀았던 기억이 난다.
나도 내 생일날 친구들과 그렇게 놀고 싶었지만, 유난히 일찍 철이 들었을까 부모님에게 생일파티를 해달라고 조르지도 않았고 선물을 사달라고 칭얼거리지도 않았다. 그냥 우리집안에서는 생일파티 같은게 없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했다. 오히려 반 친구들에게 내가 생일인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생일날 무사히 집에 도착했는데, 맞벌이 부부였던 부모님은 당연히 없었고 누나와 나만 있었다.
그리고 게임을 하고 있는데, 누나가 동네 구멍가게에서 파는 인스턴트 카스테라에다가 생일초도 아닌 양초를 꽂아서
생일 축하한다고 수줍게 건내는 것이었다.
그 순간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모르겠다.
울면서 카스테라를 집어던지고 누나와 치고박고 싸웠던 것 같다.
그렇게 억척스럽고 가여웠던 어린시절 필자에 대한 동정심 일까.
괜히 가슴이 시큰 해지는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되어있었다.
지금은 물론 어느정도 경제적으로 자립 했다.
그리고 나의 누나는 결혼한 동생의 생일을 아직도 챙겨준다.
누나는 그 날을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는 하지만 물어보지 않는 편이 더 좋겠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그 억척스러웠던 어린시절의 환경을 매듭짓고 서로의 생일을 챙기는 우리가족은 그래도 화목한 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서평을 쓰면서 사설이 길었다.
내가 사설을 이렇게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이렇게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기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작가들에게 공감하고 그들의 담담한 이야기를 들으며 마치 친한 친구들과 술한잔 기울이며 옛이야기를 하듯이 말이다.
주말에 작가들과 그리고 나와 소통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